

안녕하세요.
15개월 딸을 키우며 육아 속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하나씩 알아보고 기록하는 새나맘입니다 :)
돌이 지나면 아기의 언어발달이 부쩍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SNS에서 비슷한 월령의 아기가 여러 단어를 말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기는 왜 아직 말이 적지?’
저도 모르게 단어를 세어보게 되더라고요.
현재 새나가 뜻을 알고 분명하게 사용하는 말은 많지 않아요.
배가 고프면 “맘마맘마”라고 하고,
저에게 와서 매달리며 “안아안아”라고 말합니다.
“엄마엄마”도 자주 하지만
꼭 저를 부를 때만 사용하는 말은 아니고요.
표현하는 단어만 놓고 보면
아직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새나를 자세히 지켜보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새나는 말하는 단어보다 알아듣는 말이 훨씬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목차
- 말보다 먼저 늘어난 이해
- 아기 수용언어의 뜻
- 15개월 언어발달에서 함께 보는 것
- 수용언어가 좋으면 표현언어가 늦어도 괜찮을까
- 단어 수와 함께 살펴볼 관찰 기준
- 새나의 언어를 바라보는 나의 기준
1. 말보다 먼저 늘어난 이해
“신발 신고 나가자”라고 하면 새나는 현관이나 신발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물 먹자”라고 하면 물을 마시는 상황을 알고,
“기저귀 어디 있어?”라고 물으면 기저귀를 찾습니다.
제가 화장실에 갈 때도 “엄마 화장실 다녀올게. 기다려”라고 말하면
예전처럼 무조건 매달리기보다 제 말을 듣고 기다릴 때가 생겼어요.
잠이 오면 쪽쪽이와 애착 베개를 챙겨 침실로 들어가고,
엄마가 따라오지 않으면 다시 나와 저를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 문장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잘 준비됐으니 엄마도 같이 들어오라’는 뜻은 너무나 분명하지요.ㅎㅎ
이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새나가 입으로 말한 단어만 세고 있었지만,
새나는 이미 엄마의 말을 듣고 이해하며 행동으로 대답하고 있었구나.
2. 아기의 '수용언어'의 뜻
아기의 언어능력은 크게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용언어는 다른 사람의 말과 뜻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을 알아듣고,익숙한 질문에 반응하고,
간단한 지시를 이해해 행동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반면 표현언어는 아기가 자신의 생각이나 요구를 소리, 단어, 문장으로 나타내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면 새나가 “안아안아”라고 말하는 것은 표현언어이고,
“신발 신자”라는 말을 듣고 현관으로 가는 것은 수용언어입니다.
물론 어린 아기는 말만 듣고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의 시선과 표정, 손짓, 반복되는 일상과 주변 상황을 함께 보고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아기의 수용언어를 관찰할 때는
손짓 없이 말만 듣고 행동했는지,
상황을 보고 다음 행동을 예상한 것인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상황의 도움을 받아 이해하는 행동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기는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사람의 말과 상황, 행동을 하나씩 연결하며 언어를 배워가니까요.
3. 15개월 언어발달에서 함께 보는 것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15개월 발달이정표를 찾아보았습니다.
언어·의사소통 영역에는
엄마, 아빠 외에 한두 단어를 말하려는 모습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표현하는 단어만 제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 익숙한 물건의 이름을 들으면 그 물건을 바라보는지
- 말과 몸짓을 함께 사용한 간단한 지시를 따르는지
- 원하는 것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가리키는지
이런 이해와 비언어적 의사소통도 함께 살펴봅니다.
18개월에는 엄마·아빠 외에 세 단어 이상을 말하려고 하는지와 함께,
손짓 없이 말로 전달한 한 단계 지시를 따르는지가 들어갑니다.
다만 CDC 발달이정표는 진단표가 아닙니다.
해당 연령 아이들의 75% 이상이 보이는 행동을 정리한
일상적인 관찰 기준에 가깝습니다.
한 항목을 하지 못한다고 바로 발달지연으로 판단하거나,
몇 가지 항목을 잘한다고 전체 언어발달이 문제없다고 판단하는 용도는 아니에요.
4. 수용언어가 좋으면 표현언어가 늦어도 괜찮을까
이 부분은 조심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수용언어가 잘 발달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알아듣는 말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언어가 적거나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무조건 괜찮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는 서로 대신하는 능력이 아니라
각각 살펴봐야 하는 언어발달의 두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언어청각협회 ASHA도 언어 출현이 늦은 아이를 평가할 때
표현어휘의 수만 보지 않습니다.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과 몸짓, 사회적 의사소통, 상징놀이,
새로운 단어가 늘어나는 속도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2017년 후기 발화 아동 연구를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도
어린 시기의 수용언어 능력은 이후 표현언어 발달을 예측하는
의미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습니다.
수용언어가 양호한 것이 상대적으로 좋은 예후와 관련될 수 있다는 뜻이지,
수용언어 하나만으로 개별 아이의 미래 언어발달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학계에서 사용하는 ‘후기 언어 출현’ 또는 ‘후기 발화자’라는 개념은
주로 2세 이후의 아이를 대상으로 다룹니다.
따라서 15개월 아기에게 현재 사용하는 단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말이 늦은 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 번의 단어 수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표현언어와 수용언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함께 관찰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5. 단어 수와 함께 살펴볼 관찰 기준
저처럼 아기가 말하는 단어를 자꾸 세게 된다면 관찰의 범위를 조금 넓혀봐도 좋겠습니다.
- 알아듣는 사람과 사물의 이름이 늘어나고 있는가
- 익숙한 말을 들었을 때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가
- 원하는 것을 가리키거나 가져오며 의사를 표현하는가
- 엄마와 눈빛, 표정, 소리, 몸짓을 주고받는가
- 새로운 소리나 말을 따라 하려는 모습이 있는가
- 이전보다 사용하는 말이나 의사소통 방법이 조금씩 늘어나는가
표현하는 단어가 적더라도
이런 행동은 아기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에 참여하고 있다는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반대로 알아듣는 말도 좀처럼 늘지 않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매우 적고,
가리키기나 눈맞춤 같은 의사소통 행동이 부족한 경우에는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 하던 말이나 행동이 사라지는 퇴행이 보이거나
부모의 걱정이 계속된다면 월령을 이유로 오래 기다리기보다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소아청소년과, 발달·언어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의 관찰은 진단은 아니지만
아이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니까요.


6. 새나의 언어를 바라보는 나의 기준
새나가 아직 많은 단어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말이 새롭게 나타나는지,
표현하는 단어가 조금씩 늘어나는지도 계속 지켜보려고 해요.
동시에 새나가 내 말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려 합니다.
“몇 단어 말하지?”라는 기준 하나만 가지고 보면
엄마는 쉽게 조급해집니다.
하지만 아이가 내 말을 알아듣고,
나를 바라보고,
필요한 것을 가리키고,
몸짓과 소리로 대답하는 모습까지 함께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성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수용언어가 좋으니 표현언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 몇 단어를 말하는지에만 머물지 않고
어제보다 무엇을 더 알아듣게 되었는지,
어떤 소리와 몸짓으로 새로운 대답을 시작했는지.
저도 그렇게 새나의 언어가 자라는 과정을
조금 더 넓고 편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려고 합니다.
※ 이 글은 한 아이의 발달을 진단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라, 가정에서 언어발달을 관찰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의 발달이 염려될 때는 영유아 건강검진 및 의료·발달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참고 자료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15개월 발달이정표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18개월 발달이정표
- 미국언어청각협회(ASHA), Late Language Emergence
- Fisher, E. L. (2017), Systematic Review & Meta-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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