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15개월 딸을 키우며 매일의 육아 고민을 AI에게 묻고 우리 집만의 기준과 기록을 남기는 새나맘 입니다 :)
15개월 딸 새나를 키우며 요즘 새삼 조심해야겠다고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 앞에서 하는 제 행동이에요.
새나는 제가 샤워하고 세수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더니, 어느 날 자기 몸을 씻는 것처럼 손으로 구석구석 문질렀습니다. 눈과 입, 눈썹을 움직이는 표정도 곧잘 따라 하고, 제가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비슷한 동작을 해보려고 해요.
그 자리에서 바로 흉내 낼 때도 있지만, 유심히 보기만 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갑자기 재현하는 행동도 있었습니다.

15개월 아기가 엄마 행동을 이렇게 따라 하는 것은 왜일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모방은 아기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배우는 자연스러운 방식입니다. 특히 보고 난 뒤 시간이 지나서 다시 행동하는 모습에는 관찰한 내용을 기억했다가 꺼내 쓰는 과정이 담겨 있을 수 있어요.
다만 모방행동 하나만 보고 인지나 언어발달이 빠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마다 자주 따라 하는 행동과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 담은 이야기
- 15개월 아기는 왜 엄마 행동을 따라 할까?
- 바로 따라 하지 않아도 모방일까?
- 지연모방이란 무엇일까?
- 모방행동과 가장놀이는 어떻게 다를까?
- 새나에게서 보인 초기 가장놀이
- 모방이 활발한 시기에 집에서 해볼 놀이
- 발달 이정표는 어떻게 참고해야 할까?
1. 15개월 아기는 왜 엄마 행동을 따라 할까?
이 시기의 아기는 말로 설명을 듣는 것만큼이나 주변 사람의 행동을 보며 배웁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15개월 발달 이정표에는 다른 아이가 통에서 장난감을 꺼내는 모습을 보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것처럼, 놀이 중 다른 아이의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8개월 이정표에는 빗자루질 같은 집안일을 어른처럼 따라 하는 행동도 제시돼요.
새나가 제 샤워와 세수 동작을 흉내 낸 것도 생활 속에서 반복해서 본 행동을 자기 몸으로 시도해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기 입장에서는 엄마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놀이 재료인 셈이에요. 씻기, 닦기, 빗질하기, 전화하기, 먹기처럼 매일 반복되는 행동은 특별한 장난감이 없어도 관찰하고 따라 해보기 좋습니다.


2. 바로 따라 하지 않아도 모방일까?
새나는 제가 동작을 보여줬을 때 곧바로 따라 하기보다 한참 바라보기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심만 있고 아직 따라 하지는 못하나 보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비슷한 상황에서 그 행동을 갑자기 꺼내 보여줬습니다.
아이의 모방은 꼭 보는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 행동을 보자마자 따라 하는 즉시 모방
- 행동을 본 뒤 일정한 시간이 지나 재현하는 지연모방
처럼 나눠볼 수 있어요.
즉, 아이가 가만히 보고만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관찰한 행동을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사용하기도 하니까요.
3. 지연모방이란 무엇일까?
지연모방은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본 뒤, 시간이 지난 후 그 행동을 다시 해보는 것입니다.
14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이가 시범을 본 장소나 사용한 물건의 조건이 달라졌을 때 지연모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봤습니다. 또 다른 종단연구에서는 9개월과 14개월 영아의 지연모방을 관찰했어요.
이런 연구에서 지연모방은 영아가 보았던 행동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다시 표현하는지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활용됩니다.
다만 집에서 보인 행동 하나를 연구 결과에 그대로 대입해 “기억력이 좋다”거나 “발달이 빠르다”고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제가 새나를 보며 말할 수 있는 것은, 새나가 엄마의 행동을 자세히 보고 있다가 자기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관찰까지예요.
4. 모방행동과 가장놀이는 어떻게 다를까?
모방행동과 가장놀이는 서로 이어지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모방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데 중심이 있습니다. 엄마가 얼굴을 닦는 모습을 보고 자기 얼굴을 닦거나, 엄마가 토끼처럼 뛰는 모습을 보고 비슷하게 움직이는 행동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반면 가장놀이는 실제 상황이 아니지만 마치 그런 것처럼 행동하는 놀이예요. 장난감 전화기를 귀에 대고 통화하는 척하거나, 실제 음식이 없는데도 먹는 척하는 행동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부모 정보 사이트도 한 살 무렵에는 빗으로 머리를 빗고, 장난감 전화기로 통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마시는 척 권하는 것처럼 모방이 놀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어른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다가, 점차 그 행동을 상황에 맞게 꺼내 쓰고 놀이로 확장해가는 것이지요.

5. 새나에게서 보인 초기 가장놀이
새나는 요즘 전화기를 귀에 대며 “여보세요” 하는 흉내를 내고, “냠냠” 하며 먹는 척도 합니다.
샤워와 세수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이 생활 모방에 가깝다면, 실제 통화나 식사 상황이 아닌데도 전화하고 먹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초기 가장놀이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제가 흥미로웠던 점은 이 행동들이 서로 따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엄마의 행동을 자세히 바라보고, 몸으로 따라 해보고, 나중에는 비슷한 행동을 놀이 속에서 다시 꺼내 쓰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행동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전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말없이 바라보던 시간에도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6. 모방이 활발한 시기에 집에서 해볼 놀이
새나처럼 생활 모방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거창한 교구보다 평소 자주 보는 행동을 함께 해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작은 수건으로 닦기
엄마가 얼굴이나 탁자를 닦는 모습을 천천히 보여준 뒤, 아기에게 깨끗한 작은 수건을 건네봅니다.
“엄마가 슥슥 닦네.”
“새나도 슥슥.”
처럼 짧은 말을 함께 붙여주면 행동과 표현을 연결하기 좋아요.
인형 돌보기
인형에게 숟가락으로 밥을 먹이는 척하고, 이불을 덮어주거나 토닥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이가 그대로 하지 않더라도 억지로 손을 움직이게 하기보다 먼저 충분히 볼 시간을 주는 편이 좋습니다.
전화놀이와 냠냠놀이
전화기를 귀에 대고 “여보세요”라고 말하거나 빈 컵을 들고 마시는 척해봅니다. 새나가 이미 하는 행동에 엄마가 반응해주면 놀이를 한 단계 더 이어가기 쉬워요.
예를 들어 새나가 “냠냠” 하면 “엄마도 한입 주세요”라고 말해 상호작용을 늘릴 수 있습니다.
표정과 동작 따라 하기
눈 깜빡이기, 입 오므리기, 손뼉 치기, 동물처럼 움직이기 등 짧고 재미있는 동작을 번갈아 따라 해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계속 따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행동을 주고받는 놀이로 만드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의 동작을 따라 해주는 것도 좋은 방식이에요.

7. 발달 이정표는 어떻게 참고해야 할까?
CDC의 발달 이정표는 해당 나이에 아이들의 75% 이상이 할 수 있는 행동을 기준으로 제시됩니다. 발달을 진단하는 검사가 아니라, 보호자가 아이의 놀이·학습·언어·행동·움직임을 살펴보고 필요할 때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돕는 자료예요.
따라서 15개월인데 특정 모방행동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 항목만으로 발달 지연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모방을 잘한다고 해서 전체 발달이 모두 빠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요.
다만 이전에 하던 기술을 잃었거나, 모방뿐 아니라 눈맞춤·의사소통·놀이 등 여러 영역에서 함께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기록해두었다가 소아청소년과 진료나 영유아 건강검진 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보고만 있는 것 같아도 배우고 있었습니다
새나의 모방행동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것입니다.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전부터 오래 보고 있었을 수 있다.
제가 샤워하고 세수하는 모습, 표정을 짓는 모습, 장난스럽게 토끼 흉내를 내는 모습까지 새나에게는 모두 관찰하고 배울 장면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무언가를 가르쳐야겠다는 마음으로 동작을 반복하기보다, 일상에서 천천히 보여주고 새나가 자기 방식으로 꺼내 쓸 때 반갑게 반응해주려고 합니다.
요즘은 비싼 장난감보다 엄마의 평범한 행동이 더 재미있는 시기인가 봅니다. 덕분에 저도 새나 앞에서는 표정과 말, 행동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네요.
참고자료
- CDC, Milestones by 15 Months
- CDC, Milestones by 18 Months
- CDC, 18 Month Online Milestone Checklist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Cognitive Development: One-Year-Old
- Barnat et al., Deferred Imitation Across Changes in Context and Object
- Heimann et al., Deferred imitation in 9- and 14-month-old infants
2026.08.11 - [아기 발달·행동] - 15개월 아기 언어발달, 말은 적어도 알아듣는 말이 많아진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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